IT Insight

증강현실(AR), 웹(Web)과 함께 떠오른다!

2017.10.12 09:30

증강현실(AR)은 근래 등장한 기술 중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적용이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의문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도 아닐뿐더러, 꾸준히 여러 영역에 적용되었으나 극적인 성공을 보인 예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포켓몬 고'만 하더라도 AR이 아닌 포켓몬스터라는 지적재산권(IP)이 성공 요인으로 꼽히니 의문이 남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스마트폰 생태계를 양분 중인 애플과 구글은 개발자들이 쉽게 AR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개발 도구를 내놓으며 AR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6월에 자사 개발자 행사인 WWDC 2017에서 'AR 킷(AR Kit)'을 공개했습니다. AR 킷은 iOS 11부터 적용되며, AR 킷으로 개발한 AR 앱은 곧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8월에는 구글이 AR 킷의 경쟁 플랫폼인 'AR 코어(AR Core)'를 공개했습니다. AR 코어는 AR 킷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AR 콘텐츠의 개발을 돕는 플랫폼입니다.


AR 킷과 AR 코어로 인해서 AR이 이전보다 더 보편적인 기술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통해 AR 기술에 접근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의문까지 해소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AR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하며, 의문을 해소할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웹 AR'입니다.


구글은 AR 코어와 함께 웹에서 AR을 구동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의 웹 브라우저도 공개했습니다. 이 브라우저는 AR 코어와 AR 킷을 지원하며, 안드로이드용인 '웹 AR 온 AR 코어(Web AR on AR Core)'와 아이폰용인 '웹 AR 온 AR 킷(Web AR on AR Kit)’으로 구분되는데요. 개발자들이 AR 코어와 AR 킷으로 만든 AR 콘텐츠를 웹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l 웹 AR 온 AR 코어(출처: https://github.com/google-ar/WebARonARCore)


웹 AR이 처음 시도되는 건 아닙니다. 조지아테크 인터랙티브 컴퓨팅대학의 교수이자 모질라 재단의 AR 기술 과학자로 활동 중인 블레어 매킨타이어(Blair MacIntyre)는 웹 표준을 준수한 최초의 모바일 AR 브라우저인 '아르곤(Argon)'을 2011년에 출시했습니다. 아르곤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데요. 


아르곤은 웹 브라우저뿐만 아니라 AR 콘텐츠를 웹에 추가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함께 제공하는 AR 플랫폼입니다. AR 코어와 AR 킷의 선배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부족한 AR 콘텐츠 수요 탓에 아르곤 브라우저를 제외한 다른 브라우저까지 AR 적용을 확대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l 아르곤 브라우저(출처: http://argon.gatech.edu/)


반면, 구글이 제시한 AR 코어와 AR 킷을 수용한 웹 AR 방안은 개발자들이 AR 코어와 AR 킷으로 개발한 AR 앱을 웹에 적용하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모바일 웹 브라우저가 AR 기능을 포함하게 할 수 있습니다. AR 콘텐츠의 수요만 있다면, AR 기능은 웹 브라우저의 기본 역할처럼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AR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활용 방안과 수요가 요구됩니다. 이를 파악하려면 기존 모바일 앱 AR의 문제점부터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AR 기술을 적용한 앱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간단한 AR 콘텐츠임에도 앱을 내려받고 실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단순 광고나 이벤트성 콘텐츠인데도 AR을 통해 내용을 전달한다는 이유만으로 앱을 설치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좋은 사용자 경험이라고 할 수 없죠. 두 번째는 굳이 AR일 이유가 없는 것까지 AR을 적용하여 앱 사용에 피로감을 누적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앱을 설치해서 실행하고, 상품 카탈로그를 카메라로 스캔하면 상품의 할인 정보가 AR로 나오는 것보다 카탈로그에 직접 할인 정보를 포함하는 게 소비자로서는 더 간편하고, 나은 경험입니다. 즉, 무분별하게 AR을 활용하여 앱을 실행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콘텐츠는 사용자 경험을 악화시켰습니다. 그 탓에 AR에 대한 수요가 성장하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AR 콘텐츠라는 게 광고만 있는 건 아닙니다. AR 코어와 AR 킷으로 개발한 AR 앱도 실행하는 단계를 거쳐야만 하죠. 다만, 과거보다 발전한 주변 인식과 위치 추적 기술로 AR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휠씬 넓어졌습니다. 무엇보다 AR 코어와 AR 킷으로 AR 기술을 보편화하면, AR만을 위한 새로운 앱의 개발보다는 기존 앱에 AR을 적용하는 방안으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구태여 불필요한 앱을 받지 않더라도 AR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웹 AR의 활용 방안과 역할은 무엇일까요? 

웹의 범용성과 간편함, 그리고 쉬운 접근성은 기존에 간단한 AR 활용에도 앱을 받아야 했던 것을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보죠. 관광지를 안내하는 AR 앱이 있습니다. 이용자는 알맞은 앱을 설치하고, 설치한 앱을 실행하여 AR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안내를 마치면 지워야 하죠. 번거롭습니다. 


그러나 웹에서 바로 AR을 활용할 수 있다면, 관광지의 입구나 안내판의 QR 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AR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웹 페이지로 넘어가고, 안내가 끝나면 브라우저를 종료하면 됩니다. 단계가 훨씬 단축됩니다.


또한, 구글은 웹 AR의 표준을 마련하여 플랫폼이 다르더라도 어떤 웹 브라우저에서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특정 웹 사이트에 접근하지 않더라도, 마치 QR 코드를 스캔하듯 웹 브라우저의 AR 기능을 실행하면,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표준을 준수한 주변의 모든 AR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관광지에서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여 안내판을 스캔하는 것만으로 곧장 AR 안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거죠. 스마트폰으로 AR에 접근하는 단계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겁니다.



웹 AR의 활용에 대해서는 아르곤이 어느 정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르곤을 실행하면 몇 가지 AR 데모를 체험할 수 있는데요. 위치 추적, 자이로스코프, 텍스트 등의 기능을 이야기합니다. 


가령 지금까지 공항 시설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려면 관련 앱을 설치하거나 공항 지도를 열어야 했지만, 웹 AR을 활용하면 공항의 위치 정보를 받아들인 후 주변 시설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바로 열람하고, 원하는 위치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동 거리와 방향을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으로 웹 AR 광고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VR•AR 광고 플랫폼 스타트업인 버테브라(Vertebrae)는 iOS 11 출시에 맞춰 웹 기반 AR 광고를 모바일 웹 브라우저로 배포할 계획입니다. 버테브라는 이미 안드로이드의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AR 광고를 선보인 바 있으며, 광고주들이 웹에서 보이는 AR 광고를 개발할 수 있도록 SDK를 제공합니다. 


주요 광고주로는 암젠(Amgen)과 디즈니(Disney), NBA 구단인 댈러스 매버릭스(Dallas Mavericks)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버테브라의 목표는 별도 앱이나 브랜드 자체 앱을 받을 때 발생하는 고객들의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고품질의 웹 AR 광고의 제공입니다.


l 레이벤 가상 선글라스 써보기(출처: https://www.ray-ban.com/usa/virtual-try-on)


레이벤(Ray-Ban)의 '가상 선글라스 써보기(Virtual Sunglasses Try-on)'는 웹 AR 광고의 좋은 사례입니다. 지난 7월부터 레이벤은 자사 웹 사이트에 고객이 카메라로 얼굴을 스캔하면 판매 중인 선글라스를 착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긴 했지만, 촬영한 사진으로만 제공되었고, 추가된 기능을 사용하려면 앱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AR 기능을 강화한 이번 서비스는 다중 각도를 지원하고, 웹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어서 간편합니다. 


아직 단점이 있다면 AR 코어나 AR 킷을 적용하거나 향상된 AR 성능을 갖춘 게 아니라서 카메라와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게 아니라 미리 촬영한 동영상을 기반으로 선글라스를 씌운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버테브라는 이런 단점을 AR 코어와 AR 킷을 적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계획이며, 선글라스뿐만 아니라 의류를 구매하기 전에 입어보거나 가구의 실제 크기를 실시간으로 알아보는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l 블리파 웹 AR 자동차 광고(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USvnGbF5vA4)


모바일 AR 개발 스타트업인 블리파(Blippar)도 웹 AR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리파는 고객이 직접 A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그리고 전용 앱을 이용해서 제작한 A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역시 전용 앱을 이용해야 하는 탓에 광고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블리파는 지난해부터 ARDP(Augmented Reality Digital Placement) 기술을 응용하여 단지 AR 콘텐츠가 담긴 배너를 탭 하는 것만으로 웹에서 AR 광고를 바로 볼 수 있는 새로운 광고 형식을 도입했습니다. 


만약 레이벤의 가상 선글라스 써보기를 배너 형식의 광고로 제공한다면, 소비자가 꼭 레이벤 웹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광고 배너를 탭 하는 것만으로 얼굴에 선글라스 신제품을 씌울 수 있는 거죠. 블리파는 이 광고 형식을 활용하여 자동차 광고 배너를 탭 하면 자동차를 AR로 불러오고, 소비자가 카메라를 통해 광고하는 자동차의 실제 크기와 내부 인테리어 등을 살필 수 있는 광고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웹 AR의 표준을 정립하고, AR 코어와 AR 킷를 통한 AR 생태계가 확장된다면 AR 광고는 아주 보편적인 광고 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AR은 여태 디스플레이에 갇혔던 콘텐츠를 현실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리서치 앤 마켓(Research and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광고는 AR 시장에서 창출되는 매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까지 65.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웹 AR은 접근성이라는 특성으로 앱 AR과는 다른 콘텐츠 생태계를 형성할 것입니다. 덕분에 AR 기능을 활용하려는 개발자나 브랜드는 활용하려는 AR 콘텐츠의 특성이 웹과 앱 중 어느 쪽에 어울리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AR의 발전은 웹을 더 풍성하게 해줄 것이며, 웹 사용자 경험부터 기업의 마케팅 형식까지 뚜렷하게 바꿔놓을 것입니다.


글 | 맥갤러리 |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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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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