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nsight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④ 인공지능과 신용평가시스템(CSS)의 만남

2017.05.29 09:30

“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결혼자금을 위해 시중은행에서 1,000만 원 신용대출을 받았다. 금리 7%로 연이자 70만 원을 낸다. 한편, 중소기업에 갓 취업한 B씨는 저축은행에서 학자금대출을 받은 이력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거절을 받았다. 결국, 저축은행에서 금리 20%로 연이자 200만 원을 책정받았다.”


집 마련, 경•조사 등 누구나 살아가면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대출금리는 A씨와 B씨처럼 사람마다 크게 차이가 납니다. 이유가 뭘까요? 바로 신용등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나이스신용평가 등에서 신용평가사(CB)가 개인 신용등급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은 이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와 금리산정을 진행하는데요. 이 때,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곤 합니다. 기존 신용평가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얘기입니다.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는 신용평가사의 획일적인 신용등급을 산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금융거래내역이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대출을 갚을 의지는 있지만, 자산이 많지 않은 대출자들에게는 매우 불리하죠.


신용평가사는 보통 대출희망자의 자산과 소득, 상환 이력 정보, 현재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 신용형태정보 등만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출을 갚을 의지가 충분히 있는 사람들도 제1금융권에서 거절당하면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로 빠지게 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히 최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에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데이터 처리 기술 발달로 신용평가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데요. 그간 평가할 수 없었던 항목을 추가로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신용평가 사각지대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은행에서 거절당한 대출희망자들도 보다 낮은 금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대출신청자의 신용도 판단과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신용평가사와는 달리 비금융적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문자, 이메일, 통신기록, 인성검사 등을 분석해 개인의 비금융적 특성과 비물리적 특성 등을 분석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만드는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늘고 있습니다. 



 딥러닝 신용평가...“SNS, 이메일 빅데이터 활용”

핀테크 기업인 트러스팅소셜(TrustingSocial)은 유럽과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회사와 캐피탈사를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인터넷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신용평가 모델을 제공합니다. 저신용 저소득층에게 빅데이터 방식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해 금융서비스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트러스팅소셜은 2013년 뉴욕과 베트남에서 바클레이즈 은행의 신용평가 업무 담당자와 머신러닝 알고리즘 전문가 그리고 컴퓨터공학 박사가 모여 창업한 기업입니다. 자체 개발한 ‘Credit Score 2.0’이라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신용평가로 SWIFT에서 주관하는 2015 Innotribe Startup Challenge에서 우승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l 트러스팅 소셜의 ‘Credit Score 2.0’(출처: https://trustingsocial.com/)


이들은 SNS(페이스북, 링크드인, 트위터, 웨이보), 인터넷 등에 공개된 대량 샘플 데이터를 이용한 딥러닝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미국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제스트파이낸스(Zest Finance)’는 구글과 비슷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신용을 평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기업은 구글의 CIO였던 Douglas Merrill이 설립했습니다. 


‘제스트 파이낸스’는 머신러닝을 신용 평가에 접목해 1만 개 이상의 변수로 신용도를 분석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합니다. 신용을 평가하는 시간은 10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개인 간(P2P) 대출업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반 신용등급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합니다.


미국 기존 은행들이 15~20개의 정형화된 변수를 사용해 신용평가를 하는 것과 달리 제스트파이낸스는 대출 실행 전 인터넷 체류 시간, SNS 포스팅 주제 등의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수집한 1만여 개의 변수 데이터를 10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개인의 신용도를 분석합니다. 소비성향이나 대출 신청 페이지에 머무른 시간도 데이터에 포함됩니다. 


제스트 파이낸스의 경우, 기존 신용거래 실적이 없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Baxisloan.com’을 이용하면, 실제 신용거래 실적이 없는 사용자라도 최대 5,000달러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기업은 현재 미국에서 신용도가 평균보다 약간 낮은(near prime) 고객들을 위한 Basic loan과 저신용(sub-prime) 고객들을 위한 ZestCash 신용서비스 대출을 운영 중입니다. 2015년 중국 전자 상거래 업체 JD닷컴과 함께 조인트벤처 ‘JD-제스트파이낸스가이아(JD-ZestFinance Gaia)’를 설립, 중국에서도 고객 신용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JD-제스트파이낸스가이아’는 초기 신용위험평가와 JD닷컴 고객을 상대로 할부대출 서비스를 합니다. JD닷컴은 이러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TV나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구매할 때 최대 수천 달러를 빌려주는 대출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처럼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미리 사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출하하는 방식입니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언제 사는지, 어떤 브랜드를 고르는지, 사는 지역은 어디인지 등 기존 거래 정보를 활용해 리스크 관리 모델도 구축했습니다. 이를테면 온라인에서 명품을 매우 많이 구매하는 사람은 신용도가 높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이는 과소비나 사기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다른 데이터와 혼합해 분석합니다. JD닷컴 대출 결과와 이를 대조해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입증했습니다.


미국 소상공인 대출회사 ‘캐비지(Kabbage)’는 Data Context Engine이라는 독자적인 시스템 이용해 대출자의 각종 데이터 등을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7분 만에 간편 대출을 제공합니다. 미국 신용평가기관 FICO에서 산출하는 전통적 신용등급에 캐비지의 빅데이터 기반 평가 방식을 접목했습니다.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를 위해 이베이, 페이팔 등 전자상거래의 이용 현황, 발송 내용, 고객의 반응, SNS 등을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250억 개가 넘는 정보 수집...신용 리스크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 구축”

독일의 핀테크 기업 ‘크레디테크(Kreditech)’는 빅데이터 중심의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한 곳입니다. 기존의 은행거래 정보는 물론, 페이스북과 이베이, 아마존에서의 행동 패턴 및 댓글과 같은 텍스트도 분석에 포함합니다. 크레디테크는 다소 특이한 정보도 취합하고 있는데 바로 대출 정보 약관의 열람시간입니다.

즉, 대출자가 약관을 얼마나 꼼꼼히 읽었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약관을 제대로 보지 않고 ‘확인’을 곧바로 클릭하는 사람은 신용도를 감점하는 방식입니다. 필리핀 핀테크 기업 ‘렌도’(Lenddo)도 SNS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거래가 없는 전 세계 사람들의 신용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보증 알고리즘(underwriting algorithm)을 개발했습니다.

비금융 빅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는 물론 개인의 성격을 특징지을 수 있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파올로 몬테소리 렌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도 12억 인구 중 신용정보가 있는 사람은 3억 명에 불과하다”며 “본인 확인이 어렵고 신용등급 체계가 없어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이 세계 곳곳에 많다”고 말했습니다.

l 렌도 홈페이지(출처: https://www.lenddo.com/index.html)


이어 “저신용•저소득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신용평가 방안을 고민하다가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렌도는 전통적으로 신용평가사가 사용하던 금융거래 이력 외에 통신사용 이력, 소셜 데이터, 소액결제 데이터, 공공 데이터, 위치 정보 데이터, 구매 내역 데이터, 모바일을 통한 고객 행동정보, 성향정보 등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면 최근 7일간 받은 메시지(통화)대비 발송한 메시지(통화)의 비율을 분석합니다. 문자길이, 건수, 이름이 등록된 연락처 개수 등도 모두 활용 가능한 데이터입니다. 핸드폰에서 주요 사용 애플리케이션 종류와 유•무상 프로그램 사용 여부도 평가항목에 들어갑니다.


수•발신 빈도, 닉네임, 연락 리스트 등 이메일 데이터도 신용평가에 가치 있는 정보로 변환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관계성, 적극성도 빅데이터로 사용합니다. 통상 신용평가를 위해 250억 개가 넘는 정보를 수집합니다. 그중 차별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300개의 정보를 다시 추려내고 이중 고객사(금융기관)가 원하는 정보를 고려해 새롭게 책정된 신용평가 정보를 제공합니다. 단, 모든 정보는 고객 동의를 받아 활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결과 ‘주간 통화량이 심야 통화량보다 많은 사람이 대출상환율이 높다.’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첫 통화•검색•이메일 확인 등을 하는 사람은 불규칙한 사람에 비해 신용도가 높다.’ 등 증명 가능한 결과값을 도출했습니다. 


일본 미즈호은행과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을 사용한 가계대출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공동출자사 ‘J스코어’를 설립했습니다. 사장에는 미즈호은행 임원이 취임하고 설립 자본금은 50억 엔입니다. 자본금은 미즈호은행과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냈습니다.

인공지능은 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과 휴대전화 요금 지불 상황, 경력 등 데이터에 바탕을 두고 대출 한도와 대출 금리를 결정합니다. 신용도 점수가 높으면 대출한도는 올라가고 대출금리는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고객이 스스로 개인 정보를 추가해 신용도를 높여 더 많은 돈을 빌리거나 금리를 낮출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CSS 혁신바람...“카드포인트 적립 패턴 등 활용”

국내에서도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기존 데이터를 분석, 가치 있는 정보를 창출해 이를 중금리 대출 등의 신용평가에 도입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한 신용평가시스템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신한카드 머신러닝 신용평가시스템은 중금리 특화 신용평가시스템으로, 그간 카드업계의 신용평가시스템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비금융 데이터 등 특화항목을 발굴해 금융거래정보가 충분치 않은 사회초년생 등을 우대했다는 게 신한카드의 설명입니다. 

예컨대 카드 포인트 적립 패턴, 승인패턴, 상담정보 등 총 180여 개 항목을 반영해 머신러닝 모형 변별력을 극대화했습니다. 우리은행도 빅데이터 기반 대출자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부도 차주 조기 감지 시스템’을 준비 중입니다.

비식별 개인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세청 납부정보와 부가세 납부 정보 등 외부 데이터를 재가공하는 방식인데요. 세금을 성실하게 냈는지 여부 등을 적용해 사전에 대출자 부도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리스크 모형을 만들어 대출 조건에 적용하는 시스템입니다.


국내 P2P 대출업체 어니스트펀드 신용평가시스템은 개발한 행동과학 등을 기반으로 합니다. 어니스트펀드는 성균관대 심리학과 장승민 교수 연구팀과 함께 기존 금융권에서 사용되지 않았던 고객의 심리, 행동 패턴, 성격 등의 대안 데이터를 자사의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앞으로 IT를 필두로 한 핀테크 산업이 융성하기 위해 가장 혁신되어야 할 부분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꼽습니다. 신생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 기존 신용평가시스템으로는 대형 금융회사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기성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서 고금리 대출로 내몰린 절박한 사람들에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이 희망으로 자리잡길 바랍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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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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